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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님

Created
2022/04/13 12:01
Tags
Operations
Game
Property
팀원들에게 신뢰받는 회사를 꾸리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플라네타리움의 운영을 맡고 계신 COO 유정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Interviewer: 비즈니스 매니저 태학용 Interviewee: 남유정 이하 '유정님 or 'Y'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Y : 안녕하세요. 창업 멤버이자, 지금은 플라네타리움의 COO(Chief operating officer)로 일하고 있는 남유정 입니다.
[사진] 유정님 프로필

Q. COO는 CEO나 CTO에 비해 조금 생소하네요. COO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Y : 사전적 의미 그대로라면 최고 운영 책임자, 즉 기업 내 운영을 총괄하는 책임자죠. 그런데 이 '운영'이라는 것이 참 애매합니다. 회사의 업종과 형태에 따라 '운영'의 외연이 많이 다르거든요. 일단 저희 회사 기준으로는 HR, 회계, PR, IR 서포트 정도가 '운영'에 해당하는 업무입니다. 위 업무들을 총괄하며, 립플래닛을 사용한 첫 번째 레퍼런스 MMO 게임인 나인 크로니클의 프로듀싱과 매니지먼트도 함께 맡고 있습니다.
COO로서 하는 일 HR - 문화 및 톤 셋업, 인재영입 및 입/퇴사 관리, 복리후생 제도 결정 등 PR - 국내 보도자료 작성, 보도자료 배포처 관리 IR - 국가과제 사업계획서 작성 및 관리, 투자유치 서포트 Finance - 회사 자금사용 계획 수립 및 실행, 사무실 등 기타 자산 관리
"유저 친화적인 블록체인 UX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창업팀에 합류했습니다."

Q.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Y : 이 회사에 오기 전까지는 UX 디자이너, Product Owner로 일했었어요. 오프라인 매장 점주분이 사용하는 포인트 적립 기반 고객 관리 서비스를 설계하는 일을 총괄했었죠. 마침 이 서비스와 연계되는 블록체인 서비스 시나리오를 설계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존 블록체인 메인넷의 한계를 커버하면서 시나리오를 짜려고 하니, UI/UX의 영역을 벗어나 근본적으로 유저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포인트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이더리움 기반 서비스는 거래가 체결될 때마다 지나치게 비싼 수수료가 발생하고, 체결시간 또한 1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죠. 또한 이오스 기반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우선 큰 금액을 지불해야 서비스 사용 시작이 가능하다는 장벽이 있습니다. 그런데 창업 멤버들이 만드려고 하는 립플래닛과 나인 크로니클의 청사진을 보니, 기존 블록체인 메인넷의 한계를 넘기 위해 새 메인넷을 별도로 제작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었어요. 기존의 불편함을 개선한, 새로운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창업팀에 합류했습니다.
[사진] 2019년 코인데스크코리아 인터뷰 중
물론 초기 멤버로 합류하다보니 다른 많은 일들도 함께 맡아야 했어요. 고민이 없지는 않았지만, 전 직장에서도 서비스의 '처음부터 끝'을 관통하며 경험을 관리하다 보니 팀간 커뮤니케이션을 도맡아 하거나, 매출지표 측정 및 관리, CS 디벨롭 등 다른 일을 함께 맡았던 적이 많았어요. 그래서 회사도 하나의 큰 '서비스'로 보면 할 만한 일이지 않을까 라는 무모한 생각으로 처음에 뛰어들었습니다.

Q. 맨 처음 UX 디자이너가 되자고 마음 먹은 계기가 있을까요?

Y : 돌이켜보면 고등학교 3년 동안 교지 동아리를 한 것이 시작이었어요. 원래 교지는 1년에 한 번만 만들면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동아리 선배들이 의욕이 많아서, 당시에는 생소했던 인터넷 교지를 계간으로 함께 만들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좋아하던 가수의 팬페이지를 운영하면서 html/CSS(나모 웹에디터로..) 작업을 해왔던 터라, 관련 작업들을 제가 맡았었죠. 어떻게 하면 교우들이 우리가 준비한 기사를 편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레이아웃과 메뉴 구성은 어떻게 짜야 할까 등을 고민하며 일에 재미를 느꼈어요. 그러다보니 대학교에서도 아르바이트 삼아 학교 공식 웹진팀의 전산 팀장으로 일했어요. 취재 및 기사 작성, 사진 촬영 및 보정, html/CSS 작업 및 배포까지 모든 일을 진행했었죠.
이런 아마추어 활동을 오래 하면서, 처음에는 제가 기자가 되고 싶은 줄 착각했었어요. 그래서 잠시 언론고시 준비도 했고, 이곳저곳에서 인턴 기자 생활도 했어요. 하지만 막상 해보니 내가 재미를 느낀 부분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 보다는, 내가 말하고 설득하고자 하는 것을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설계하는 일을 더 좋아한다는걸 깨달았죠. 그래서 UX 관련 대학원을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UX디자이너로 진로를 정했어요.
[사진] 2019년 카이스트 스타트업ting 중
"경험을 디자인 하는 사람의 관점으로 운영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Q. 운영으로 커리어를 전환했을 때 어려움은 없었나요?

Y : 운영으로 커리어를 전환하면서 처음부터 잘 적응했던 건 아니에요. 운영에 대한 경험은 없었기에 어려움이 많았죠. 그래도 돌이켜보면 UX 디자이너로서 쌓았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UX 디자이너는 유저가 어떤 가치를 느끼며 서비스를 이용하고, 어떤 흐름을 경험하게 해야 하는지를 말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운영을 맡게 되면서도 회사라는 조금 더 큰 팀, 더 큰 서비스의 사이클을 관리하는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비스를 디자인 하던 사람이 회사의 흐름을 디자인하는 사람이 된거죠. 아직도 저는 이 둘이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진] Decenter 인터뷰 중 앞줄 왼쪽 두번째 유정님

Q. COO로서 어려웠던 일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Y : 자잘한 실무가 많거나, 모르는 일을 배워서 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요. 처음에 가장 어려웠던 것은 COO의 역할이 회사마다 다르다 보니,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내 역할인지 정의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자료를 찾아봐도, 초기 스타트업 운영의 커버리지는 어디까지이고, 무엇을 잘 해야 하는지에 대한 레퍼런스가 많지는 않았어요. 지금은 나름 제 역할을 정립하였지만, 입사 첫 해에는 프로그래밍과 투자 업무가 아닌 모든 일을 맡는다는 생각으로 닥치는대로 일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모르는 내용은 전문가 분들을 찾아가서 배웠어요. 일례로 처음 시드 투자를 받았을 때, 홍보는 해야하는데 보도자료 작성과 배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고민하다가, 이전에 함께 일했던 PR 담당자 분을 찾아가 보도자료 쓰는 법부터 배포 및 미디어리스트 관리하는 방법까지 배웠습니다. 오래 전 함께 일했던 분들이나 잠깐 만났던 분들도 자신의 일처럼 조언해주셔서 큰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최근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 무엇인가요?

Y : 작년 초부터 코로나로 인해 사무실 출근 자제 권고를 내린 후 벌써 1년 가량이 되었네요. 작년 초부터 주 1-2일 원격 근무를 도입하던 중 갑작스러운 전일 리모트 근무로 인해 처음에는 다들 많이 혼란스러워 했어요. 회사의 전체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 및 방식을 재정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여러 곳에서 합류한 구성원 각자의 기존 방식도 있다보니, 같이 맞춰가면서 어떻게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전일 리모트 대응을 하며 본격적으로 많은 논의가 필요했어요.
어쨌든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팀 내, 팀 간, 경영팀과 직원간. 이 3가지 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나가며 결정과 실행을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투자 유치를 하고 빠르게 팀과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특히 이런 점이 소홀하게 되기 쉽기 때문에 미팅, 회고, 피드백, 비공식 커뮤니케이션 루트 등을 거시적으로 면밀히 보고 부족함 없이 소통이 될 수 있도록 채워가고 있습니다.
[사진] 플라네타리움 시리즈 A투자 유치 - 오른쪽 유정님
팀 내 소통 주간 및 데일리 미팅 분기 회고 피어 리뷰
팀 간 소통 TF 구축 사내 동호회 연2회 자율개발행사
전체 소통 주간 타운홀 미팅 전체 워크샵 목표 및 OKR 논의
흔히들 처음부터 최고의 체계를 구축하려고 공을 들이고 고민하지만,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하려고 하면 오히려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각자 다른 배경을 가진 팀원의 성향을 반영하여 하나씩 실험적으로 제안하고 도입해보며, 팀에 최적화된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회고도, 피어 리뷰도 모두 일단은 시작해보고 팀 피드백을 거친 후 과정을 발전시키고 있어요. 이렇게 점진적으로 실행하면 시간은 걸리지만, 결국 모두가 최고의 업무 성과를 함께 낼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면서 만들어갈 수 있기에 제일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원들에게 신뢰받는 회사를 꾸리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Q.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Y : 아무래도 적은 구성원으로 많은 목표를 해내야 하기 때문에, 매일매일이 바쁘게 돌아갑니다. 지표를 보면서 전략을 뒤엎어야 할 때도 많고요. 그럼에도 모두가 몰입하여 거시적으로 하고자 하는 것들이 잘 돌아가고 있는, 소위 모두가 '흐름'을 타고 있다는 기운이 느껴질 때 보람을 느끼고 마음의 안정을 찾고, 한번씩은 감동합니다.
그리고 팀원들에게 신뢰받는 회사를 꾸리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에도 큰 보람을 느껴요. 스타트업에서 일하기로 결정하는 것은 도전의식과 각오, 그리고 회사의 비전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합니다. 어려운 결정을 해준 분들이 모였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회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근무 환경을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게는 오피스 환경이나 내일채움공제, 소득세 감면, 각종 혜택 등 복리후생부터, 크게는 합리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가 있는, 스트레스 없는 업무환경 까지요.
[사진] 장장 8시간에 걸쳐 진행한 비대면 연말 워크샵
[스크린샷] 연말 워크샵 탬플릿 일부
일례로 작년 연말 워크샵에서는 함께 복지 아이디어를 모으고 투표로 의견을 수렴하는 세션을 진행했었는데요. 올해 복지 정책을 개편하면서 워크샵에서 나온 의견을 최대한 수렴했어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팀원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들을 때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어떤 동료와 함께 일하고 싶으신가요?

Y : 앞서 인터뷰한 분들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저는 업무적인 능력보다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해볼게요.
오픈소스 서버리스 MMO의 비전을 이해해주시는 분!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이해하고 공감해주시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개발을 잘 하는 분, 게임을 잘 만드는 분은 많아요. 하지만 저희는 지금까지 다른 이들이 만들어보지 못한 것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비전에 대한 공감 자체가 없다면, 많은 것들이 그저 장벽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업무에는 집요하고, 동료의 어려움은 품어줄 수 있는 분! 저희는 기존의 게임과는 비교도 안되게 어려운 난이도의 실험적인 게임을 만들고 있는 팀이에요. 때문에 개발하면서 많은 난관이 있습니다. 자신이 맡은 문제를 집요하게 해결하되, 타인의 어려움은 이해하고 서로 힘이 되어주는 분들로 팀이 구성되어 있을 때 더욱 어려운 문제를 탁월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믿어요.
"타협하지 않고 어렵게 구성한 우리 팀 자체가 최고의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Q. 자랑하고 싶은 우리 회사의 문화가 있을까요?

Y :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타협없이 팀을 조직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팀 그 자체가 자랑하고 싶은 회사의 문화입니다. 뻔한 이야기 같지만,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긴 시간을 들여 함께 해낼 수 있다고 강하게 믿는 분만 모시고 있기 때문에 팀의 신뢰 수준이 무척 높습니다. 하루에 반 이상의 시간을 함께 하는 동료가 모두 탁월할 때, 회사의 문제 해결 능력은 물론 개개인의 삶의 질 또한 크게 향상된다고 생각해요.
특히, 새로운 직무영역의 힘이 필요할 때는, 우선 팀에서 직접 배우고 실행해보며 새로운 분의 필요성을 깊게 체감하고, 어떤 분을 모셔야 하는지에 대한 상이 명확해졌을 때 인재 영입을 시작해요. 이렇게 하면 사실 당장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될 때도 있고, 반대로 모시기로 결정할 때는 어떤 일을 하실 수 있는 분이 와야하는지에 대한 강력한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이런 과정은 영입 과정의 질에도 큰 영향을 주고, 영입 후에는 새로 오신 분의 역할에 크게 감사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Q. 유정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Y : 저희 회사가 올해 초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시리즈A 투자 유치도 큰 관문을 넘어선 것이지만, 저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단순히 새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사업적인 면에서도 앞으로 더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더 많은 기회가 이 곳에 있음을 올해에는 보여주고 싶어요. 회사가 단순히 성장하고자 하는 욕심보다는, 팀원들이 가치있는 도전을 하고 있다는 것을 함께 확인하고 싶은 욕심이 더 크기 때문이예요. 고생스런 여정만큼 끝내주는 결과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먼 미래의 일이 되겠지만, 어쨌든 회사 설립부터 지금까지 해오면서 나름 많은 시행착오와 레슨이 있었는데요. 꾸준히 배워서 나중에는 많은 초기 창업자에게 이 경험을 나누고자 하는 꿈이 있습니다. 특히, 아직도 창업자, 경영자 중 여성의 비율이 무척 낮은 편인데, 같은 어려움을 겪어온 입장으로서 여성 창업자들의 창업과 성장을 돕는 역할을 언젠가는 하고 싶습니다.
COO로서 회사 유정님과의 인터뷰는 여기까지 입니다. 저와 같은 일을 하시는 유정님과 인터뷰 하면서 저도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생각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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